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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편)
학살에서 살아남은 뒤 사랑하는 사람의 뼈 한 조각이라도 찾아내 장례를 치르고자 쌓아온 사람, 애도를 종결하지 않는 사람, 고통을 품고 망각에 맞서는 사람, 작별하지 않는 사람 평생에 걸쳐 고통과 사랑이 같은 밀도와 온도로 끓고 있던 그녀의 삶을 들여다보며 나는 묻고 있었던 것 같다.
우리는 얼마나 사랑할 수 있는가 어디까지가 우리의 한계인가 얼마나 사랑해야 우리는 끝내 인간으로 남는 것인가.
<<작별하지 않는 날>>을 출간한 뒤 3년이 흐른 지금, 아직 나는 다음의 소설을 완성하지 못하고 있다. 그 책을 완성한 다음에 쓸 다른 소설도 오래전부터 나를 기다리고 있다.
태어난 지 2시간 만에 세상을 떠난 언니에게 내 삶을 잠시 빌려주려 했던 무엇으로도 결코 파괴될 수 없는 우리 안의 어떤 부분을 들여다보고 싶었던 <<흰>>과 형식적으로 연결되는 소설이다.
완성의 시점들을 예측하는 것은 언제나처럼 불가능했지만 불가능하지만 어쨌든 나는 느린 속도로나마 계속 쓸 것이다.
지금까지 쓴 책들을 뒤로 하고 앞으로 더 나아갈 것이다.
어느 사이 모퉁이를 돌아 더 이상 과거의 책들이 보이지 않을 만큼 삶이 허락하는 한, 가장 멀리, 내가 그렇게 멀리 가는 동안, 비록 내가 썼으나 독자적인 생명을 지니게 된 나의 책들도 자신들의 운명에 따라 여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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